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순간, 수백만 개의 픽셀이 각자 정해진 밝기로 일제히 빛납니다. 누가 픽셀 하나하나에게 "너는 지금 이만큼 빛나라"고 지시할까요. 그 일을 하는 회로층이 화면 뒤에 숨어 있습니다 — 바로 백플레인(Backplane)입니다.
이 글은 「디스플레이 백플레인 공정」 시리즈의 첫 번째 편입니다. 유리판 위에 눈에 보이지 않는 트랜지스터 수백만 개를 만들어내는 제조 공정을, 실제 팹(Fab)의 공정 순서 그대로 따라가며 기초부터 다룹니다. 모든 내용은 교과서·논문·특허·백과사전 등 공개된 자료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다루며, 각 편 끝에 실제 출처를 남깁니다.
화면을 확대해 보면
먼저 화면이라는 물건을 아주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으신가요. 돋보기나 물방울 하나만 있어도 화면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 매끈해 보이던 화면은 사실 빨강·초록·파랑의 작은 발광 조각, 즉 서브픽셀(sub-pixel)이 빽빽하게 깔린 격자입니다.
화면을 확대하면 드러나는 서브픽셀 격자. 사진: Wikimedia Commons (Politelyinsulting, CC BY-SA 3.0)
흔히 쓰는 FHD 해상도(1920×1080)만 해도 픽셀이 약 207만 개, 서브픽셀로는 약 622만 개입니다. 이 수백만 개의 발광 조각이 각각 독립적으로, 1초에 수십~수백 번씩 밝기를 바꿉니다. 그 각각을 제어하는 스위치가 서브픽셀마다 최소 하나씩 붙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숫자로 보는 난이도
"수백만 개"라는 말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해상도별로 실제 숫자를 계산해 보면 백플레인이 어떤 종류의 문제인지가 분명해집니다. 서브픽셀 수는 가로×세로×3(RGB)으로, 한 행(row)에 주어지는 시간은 1 ÷ (주사율 × 행 수)로 구합니다. 화면 전체를 한 프레임 동안 위에서 아래로 한 행씩 훑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 해상도 | 픽셀 수 | 서브픽셀 수 (= 최소 TFT 수) | 120Hz에서 한 행에 주어지는 시간 |
|---|---|---|---|
| HD 1366×768 | 약 105만 | 약 315만 | 10.85 µs |
| FHD 1920×1080 | 약 207만 | 약 622만 | 7.72 µs |
| QHD+ 3200×1440 | 약 461만 | 약 1,382만 | 5.79 µs |
| 4K UHD 3840×2160 | 약 829만 | 약 2,488만 | 3.86 µs |
| 8K UHD 7680×4320 | 약 3,318만 | 약 9,953만 | 1.93 µs |
4K 패널 하나에 트랜지스터가 2,488만 개, 8K에서는 1억 개에 육박합니다. 그리고 그 한 행을 채우는 데 허락된 시간은 4마이크로초 남짓입니다. 백만분의 4초 안에 그 행의 모든 화소를 목표 전압까지 충전하고 다음 행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 시간 제약이 왜 재료를 고르게 만드는지도 간단한 계산으로 보입니다. 화소 한 개의 저장 용량을 0.5pF, 필요한 전압 변화를 5V라고 두면, 필요한 충전 전류는 I = C × ΔV ÷ t = 0.5pF × 5V ÷ 3.86µs ≈ 0.65µA입니다. 값 자체는 작아 보이지만, 이 전류를 수십 마이크로미터짜리 트랜지스터 하나가, 그것도 2,488만 개 전부가 똑같이 흘려야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전자가 잘 다니지 못하는 재료라면 시간 안에 충전이 끝나지 않고, 그 화소는 목표보다 어둡게 나옵니다.
화면은 두 층으로 되어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옆에서 자르면 크게 두 부분이 보입니다. 위쪽은 실제로 빛을 만드는 프런트플레인(Frontplane) — OLED라면 유기 발광층, LCD라면 액정과 컬러필터입니다. 아래쪽이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인 백플레인으로, 방금 본 서브픽셀 하나하나에 붙어 있는 스위치, 즉 박막 트랜지스터(TFT, Thin Film Transistor)의 거대한 배열입니다. 그 위로는 손끝 위치를 읽는 터치층과 화면을 보호하는 커버 윈도우가 덮입니다.

- 프런트플레인 — 빛을 만든다. 화면의 '얼굴'.
- 백플레인 — 픽셀을 켜고 끈다. 화면의 '두뇌이자 손'.
- 아무리 좋은 발광 재료도, 백플레인이 정확히 제어하지 못하면 얼룩진 화면이 된다.
'박막(Thin Film)'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반도체 칩의 트랜지스터가 두꺼운 실리콘 웨이퍼를 깎아 만드는 것과 달리, 디스플레이의 트랜지스터는 유리 위에 수십~수백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을 층층이 쌓아서 만듭니다. 웨이퍼는 지름 30cm 원판이지만, 디스플레이용 유리 기판은 한 변이 2~3m에 이르는 거대한 판입니다. "거대한 면적에, 아주 얇게, 수백만 개를 똑같이" — 이것이 백플레인 제조의 본질적인 난이도입니다.
능동 구동이라는 발명 — 계보
백플레인이라는 개념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습니다. 공개 문헌으로 확인되는 계보는 60년이 넘습니다.
박막 트랜지스터라는 소자 자체는 1962년 학회지에 처음 정리되어 발표되었습니다(P. K. Weimer, "The TFT — A New Thin-Film Transistor"). 웨이퍼를 깎는 대신 절연 기판 위에 반도체 막을 증착해 트랜지스터를 만든다는, 지금 백플레인의 원형이 이때 제시되었습니다.
이 소자를 화면에 붙인 것이 1973년입니다. 6×6인치, 인치당 20라인짜리 액정 패널이 TFT 배열로 구동된 사례가 보고되었는데(T. P. Brody 외), 이것이 오늘날 능동 구동(Active Matrix) 방식의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능동'이란, 화소마다 자기 스위치와 저장 용량을 가지고 다음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상태를 스스로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스위치가 없는 수동 구동 방식에서는 행 수가 늘어날수록 한 화소가 켜져 있는 시간이 짧아져 밝기와 대비가 무너집니다. 위 표의 "한 행에 주어지는 시간"이 왜 문제인지가 여기에 연결됩니다.
그 다음 문제는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였습니다. 1979년 비정질 실리콘으로 전계효과 소자를 만들 수 있음이 보고되면서(P. G. Le Comber, W. E. Spear 외) 대면적 유리 위에 값싸게 트랜지스터를 뿌리는 길이 열렸고, 이것이 LCD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1986년에는 엑시머 레이저로 비정질 실리콘을 순간 결정화해 다결정 실리콘 TFT를 만드는 방법이 보고되어(T. Sameshima 외) LTPS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2004년, 비정질 산화물 반도체로 상온에서 플렉시블 기판 위에 투명 TFT를 만든 결과가 보고되며(K. Nomura, H. Hosono 외) 산화물 백플레인의 계보가 시작됩니다.
1962년의 소자, 1973년의 구동 방식, 1979·1986·2004년의 세 가지 채널 재료 — 지금 우리가 쓰는 화면은 이 다섯 개의 사건 위에 서 있습니다.
왜 백플레인이 화질을 좌우하는가
특히 OLED는 전류 구동 소자입니다. 픽셀에 흘려주는 전류의 크기가 곧 밝기이므로, 트랜지스터의 전류 공급 능력이 조금만 흔들려도 밝기 얼룩(무라, mura)으로 바로 드러납니다. LCD 시절에는 트랜지스터가 액정에 전압을 걸어주는 단순한 온/오프 스위치에 가까웠지만, OLED에서는 트랜지스터가 아날로그 전류원 역할까지 해야 합니다. 요구 수준이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차이의 성격도 다릅니다. 스위치라면 "열렸나 닫혔나"만 맞으면 되므로 소자마다 특성이 조금 달라도 화면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류원은 문턱전압(Vth)이 0.1V만 달라져도 흘러나오는 전류가 달라지고, 그것이 곧 밝기 차이로 눈에 보입니다. 사람의 눈은 넓은 면에 걸친 완만한 밝기 차이에 특히 민감해서, 몇 퍼센트의 산포도 얼룩으로 인지됩니다. 그래서 OLED 백플레인은 소자 하나의 성능보다 수천만 개의 균일도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여기에 시장의 요구가 겹칩니다.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픽셀은 작아지고, 주사율이 120Hz로 올라갈수록 스위칭 시간은 짧아지며, 배터리를 아끼려면 누설 전류는 극도로 작아야 합니다. 결국 더 작으면서 더 빠르고 더 균일하고 덜 새는 트랜지스터를 유리 위에 만드는 능력 — 그것이 백플레인 기술의 전부입니다.
백플레인의 세 세대 — 재료의 갈림길
백플레인 재료 기술은 크게 세 갈래로 발전해 왔습니다. 모두 공개 문헌에 정리되어 있는 업계 표준 기술이며, 아래 이동도 수치는 학술 리뷰에 보고된 대표값입니다("Excimer-laser annealing for low-temperature poly-Si TFTs," J. Inf. Disp. 4(1) (2003)).
- a-Si(비정질 실리콘) — 1980년대부터 LCD와 함께 자리 잡은 가장 오래된 방식. 낮은 온도에서 대면적에 쉽게 만들 수 있어 저렴하지만, 원자 배열이 무질서해 전자가 다니기 어렵습니다(전자 이동도 약 0.5~1 cm²/Vs 수준). 대형 TV·모니터급 LCD에는 지금도 충분합니다.
- LTPS(저온 다결정 실리콘) — 레이저로 비정질 실리콘을 순간적으로 녹였다 굳혀 결정으로 바꾼 방식. 전자 이동도가 약 100 cm²/Vs 수준으로 a-Si의 100배 안팎까지 뛰어, 작은 픽셀 안에 빠른 구동 회로를 넣을 수 있습니다. '저온(Low Temperature)'이라는 수식어는 유리가 녹지 않는 온도(약 600℃ 이하)에서 결정화를 해낸다는 뜻입니다. 스마트폰 OLED의 사실상 표준입니다.
- 산화물(옥사이드, IGZO 계열) — 인듐·갈륨·아연 산화물로 만든 반도체. 이동도는 약 10 cm²/Vs로 LTPS보다 낮지만 a-Si보다 10배 이상 높고, 무엇보다 누설 전류가 극도로 작아 화면이 정지해 있을 때 구동을 쉬어도 화면이 유지됩니다. 태블릿·노트북·대형 OLED에서 세력을 넓히는 중입니다.
세 재료의 성격을 한 표로 놓으면 선택의 논리가 보입니다.
| 항목 | a-Si | LTPS | 산화물(IGZO 계열) | LTPO |
|---|---|---|---|---|
| 채널 구조 | 비정질 실리콘 | 다결정 실리콘 | 비정질 산화물 | 두 채널 혼재 |
| 전자 이동도 (cm²/Vs) | 약 0.5~1 | 약 100 | 약 10 | 부위별로 위 두 값 |
| 최초 보고 | 1979년 | 1986년(ELA) | 2004년 | 2010년대 상용화 |
| 균일도 | 양호(무질서가 오히려 고르다) | 결정립 경계 때문에 산포 큼 | 양호 | 혼합 설계로 보정 |
| 누설 전류 | 중간 | 큼 | 매우 작음 | 유지 구간은 산화물이 담당 |
| 공정 최고 온도 | 약 300℃대 | 약 600℃ 이하 + 레이저 | 상온~350℃대 | LTPS 기준을 따름 |
| 공정 단계 수 | 가장 적음 | 가장 많음 | 중간 | LTPS보다 많음 |
| 주 용도 | 대형 LCD | 스마트폰 OLED | 태블릿·노트북·대형 OLED | 가변 주사율 스마트폰·워치 |
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어느 한 재료도 모든 칸에서 이기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LTPS는 이동도에서 압도적이지만 균일도와 누설에서 지고, 공정 단계도 가장 많습니다. 산화물은 누설과 균일도가 좋지만 이동도가 부족해 화소 안에 큰 회로를 넣기 어렵습니다. a-Si는 값이 싸지만 OLED의 전류원 역할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최신 스마트폰에는 이 둘을 픽셀 안에서 섞어 쓰는 LTPO(LTPS + Oxide) 하이브리드가 등장했습니다 — 빠른 스위칭이 필요한 곳은 LTPS가, 새지 않아야 하는 곳은 산화물이 맡아, 1Hz까지 주사율을 낮춰 배터리를 아끼는 가변 주사율 화면이 가능해졌습니다. 표의 마지막 열이 보여주듯 LTPO는 새로운 재료가 아니라 표의 빈칸을 서로 메우는 배치입니다. 백플레인 재료의 선택이 곧 제품의 성격을 결정하는 시대입니다.
이 시리즈는 이 중 가장 공정 단계가 많고 배울 거리가 풍부한 LTPS 백플레인의 제조 공정을 기준 삼아 걸어갑니다. LTPS를 이해하면 a-Si와 산화물 공정은 그 부분집합 또는 변형으로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유리는 왜 자꾸 커지는가
백플레인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기판 세대(Generation)입니다. 세대가 올라간다는 말은 한 번에 처리하는 유리판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아래 치수는 한 특허 명세서가 산업계 관행으로 열거한 값입니다(US 8,093,136). 면적과 배수는 그 치수로부터 직접 계산했습니다.
| 세대 | 유리 치수 (mm) | 면적 (m²) | 3세대 대비 |
|---|---|---|---|
| 3세대 | 550 × 650 | 0.36 | 1.0배 |
| 4세대 | 730 × 920 | 0.67 | 1.9배 |
| 5세대 | 1100 × 1300 | 1.43 | 4.0배 |
| 6세대 | 1500 × 1850 | 2.78 | 7.8배 |
| 7세대 | 1870 × 2200 | 4.11 | 11.5배 |
| 8세대 | 2200 × 2400 | 5.28 | 14.8배 |
| 10세대 | 2950 × 3400 | 10.03 | 28.1배 |
세대를 올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공정 장비 한 대가 유리 한 장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면적에 정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큰 유리 한 장에서 많이 뜯어낼수록 패널 한 장당 원가가 내려갑니다. 같은 특허는 2200×2500mm급 기판에서 55인치 패널 6장을 뜯을 수 있다고 적고 있는데, 이는 직접 계산으로도 확인됩니다 — 55인치 16:9 패널은 약 1218×685mm이므로, 2500 ÷ 1218 = 2장, 2200 ÷ 685 = 3장, 곱해서 6장입니다.
다만 이 계산은 가장자리 여유와 절단 여백을 무시한 상한값입니다. 실제 라인에서는 유리 테두리 일정 폭을 쓰지 못하고, 패널 사이 절단선(스크라이브) 여유도 필요해 위 숫자보다 적게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세대 선택이란 결국 만들려는 패널 크기의 정수배와 유리 치수가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가의 문제입니다. 어중간하게 맞으면 큰 유리를 써도 버리는 면적이 늘어나 오히려 손해입니다.
그리고 이 거대함이 공정 난이도를 결정합니다. 8세대 기판 한 장에서 4K 패널 6장을 뜯는다면 그 한 장 위에 만들어야 할 트랜지스터는 약 1억 4,930만 개입니다(2,488만 × 6). 소자 하나가 잘못될 확률이 100만 분의 1(1ppm)에 불과해도, 패널 한 장에 평균 약 25개의 불량 소자가 생깁니다. 화면 한가운데 점 25개는 곧 불량품입니다. 백플레인 공정이 수율의 산업이라 불리는 이유이고, 이 시리즈에서 세정에만 세 편(18~20편)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흔한 오해 세 가지
- "이동도가 높은 재료가 무조건 좋다" — 이동도는 전류를 얼마나 잘 흘리느냐일 뿐입니다. OLED 화소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은 수천만 개가 얼마나 같은가이며, 이동도가 높은 LTPS는 오히려 결정립 경계 때문에 소자마다 산포가 큽니다. 그래서 화소 회로에 보상 트랜지스터를 여러 개 넣어 이 산포를 상쇄합니다.
- "백플레인은 화질과 무관한 뒷단이다" — 발광 재료가 색과 효율을 정한다면, 백플레인은 그 재료가 낼 수 있는 성능 중 얼마를 실제로 꺼내 쓸지를 정합니다. 잔상, 얼룩, 저휘도 계조 뭉개짐, 주사율 가변 폭은 모두 백플레인 쪽 문제입니다.
- "트랜지스터는 화소마다 한 개" — LCD는 대체로 한 개면 되지만, OLED 화소 회로는 보상을 위해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와 축전기로 구성됩니다. 앞의 표에서 서브픽셀 수를 "최소 TFT 수"라고 적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실제 소자 수는 그 몇 배가 됩니다.
이 시리즈의 지도 — 9단계, 총 20편
유리 기판이 팹에 투입되어 완성된 백플레인이 되기까지, 크게 9단계의 공정을 거칩니다. 이 지도가 앞으로 연재 전체의 목차입니다.
- PI 도포(2·3편) — 접히는 화면의 비밀. 유리 위에 폴리이미드를 발라 플렉시블 기판을 만든다.
- 열처리(4·5편) — 막 속의 수소를 미리 빼내는 준비 운동. 건너뛰면 다음 공정에서 막이 터진다.
- ELA 결정화(6·7편) — 엑시머 레이저로 비정질 실리콘을 순간 용융시켜 다결정으로 바꾸는, LTPS의 심장.
- 도핑(8편) — 실리콘에 불순물을 심어 트랜지스터의 극성(N형·P형)을 새긴다.
- 증착(9~11편) — 진공과 플라즈마의 무대. 금속 배선과 절연막을 한 층씩 쌓는다.
- 포토(12·13편) — 감광액과 자외선으로 회로 패턴을 '사진 찍듯' 그린다.
- 식각(14~16편) — 공통 개념과 파라미터, 드라이 식각, 웻 식각을 차례로. 패턴대로 깎아내는 기술과 부식과의 싸움.
- 스트립(17편) — 역할이 끝난 감광막(PR)을 깨끗이 걷어낸다.
- 세정(18~20편) —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가 수율을 결정한다. 입자는 왜 붙고, 어떻게 떼어내는가.
한 가지 미리 말해두면, 5~9번(증착→포토→식각→스트립→세정)은 한 바퀴가 아닙니다. 배선 한 층을 만들 때마다 이 사이클이 반복됩니다. 백플레인 하나에 이 바퀴가 여러 번 돌아갑니다 —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소스·드레인, 화소 전극이 각각 별도의 층이기 때문입니다.
이 반복이 앞의 표에 있던 "공정 단계 수" 항목의 실체입니다. 재료를 바꾼다는 것은 곧 이 바퀴를 몇 번 더 돌리느냐를 바꾸는 일이고, 바퀴 한 번마다 마스크 한 장·장비 여러 대·검사 한 번이 붙습니다. LTPS가 비싼 이유는 재료비가 아니라 바퀴 수에 있습니다.
연재를 시작하며
매 편은 같은 3단 구성을 따릅니다. 원리(왜 이 공정이 필요한가) → 장비(무엇으로 하는가) → 관리 포인트(현장은 무엇을 지켜보는가). 교과서의 원리와 현장의 감각을 한 편 안에서 잇는 것이 이 시리즈의 목표입니다. 모든 내용은 공개 문헌 수준에서 다루고, 특정 회사·제품·생산 라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며, 인용한 자료의 출처를 각 편 끝에 남깁니다.
다음 편에서는 첫 번째 공정, 접히는 화면을 가능하게 만든 PI(폴리이미드) 도포부터 시작합니다. 유리 위에 액체를 발라 기판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참고 자료
- P. K. Weimer, "The TFT — A New Thin-Film Transistor," Proceedings of the IRE 50(6), 1462 (1962) : 절연 기판 위에 증착막으로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박막 트랜지스터 개념의 원전
- T. P. Brody et al., "A 6 × 6 inch 20 lines-per-inch liquid-crystal display panel," IEEE Trans. Electron Devices 20(11), 995 (1973) : TFT 배열로 액정 화면을 구동한 능동 구동 방식의 초기 보고
- P. G. Le Comber, W. E. Spear, A. Ghaith, "Amorphous-silicon field-effect device and possible application," Electronics Letters 15(6), 179 (1979) : 비정질 실리콘으로 전계효과 소자를 구현한 보고 — a-Si 백플레인의 출발점
- T. Sameshima, S. Usui, M. Sekiya, "XeCl excimer laser annealing used in the fabrication of poly-Si TFT's," IEEE Electron Device Letters 7(5), 276 (1986) : 엑시머 레이저 결정화로 다결정 실리콘 TFT를 만든 보고 — LTPS의 기술적 기원
- K. Nomura et al., "Room-temperature fabrication of transparent flexible thin-film transistors using amorphous oxide semiconductors," Nature 432, 488 (2004) : 비정질 산화물 반도체로 상온·플렉시블 TFT를 구현한 보고 — 산화물 백플레인의 기원
- T. Kamiya, K. Nomura, H. Hosono, "Present status of amorphous In–Ga–Zn–O thin-film transistors," Sci. Technol. Adv. Mater. 11, 044305 (2010) : 산화물 TFT의 균일도·안정성·대면적 공정 현황을 정리한 리뷰
- Excimer-laser annealing for low-temperature poly-Si TFTs — Journal of Information Display (2003) : LTPS와 a-Si TFT의 이동도 비교, ELA 공정 개요 — 본문 이동도 대표값의 근거
- US 8,093,136 — Method for manufacturing SOI substrate : 명세서에 3세대~10세대 유리 기판 치수를 열거 — 본문 세대별 표의 치수 근거
- T. Kamiya, H. Hosono, "Amorphous Oxide Semiconductors for High-Performance Flexible Thin-Film Transistors," Jpn. J. Appl. Phys. 45, 4303 (2006) : 비정질 산화물 채널의 전자 전도 기구와 소자 특성
- Thin-film transistor — Wikipedia : TFT의 구조·역사·재료별 비교
- 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silicon — Wikipedia : LTPS 개요와 공정 흐름
- 사진: LCD subpixels — Wikimedia Commons (Politelyinsulting, CC BY-SA 3.0)